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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의 응답이 없을 때

얼마 전 막내아들과 늦은 밤 침례교육을 했던 적이 있습니다. 여느 아이들처럼 아빠와의 진지한 대화는 어려웠습니다. 유독 장난기가 많은 저희 집 아들은 더더욱 그러합니다. 그런데 그날따라 아이의 표정이 무거워 보였습니다. 장난기도 없었습니다. 걱정스런 마음에 물었습니다. “요한아, 며칠 전에 침례 받고 싶다고 했는데 마음이 바뀌었니?” 질문을 들은 후 아이가 무거운 입을 열었습니다. “아빠, 하나님이 내 기도를 안 들어주시는 것 같아... 야구 시합할 때 배팅 박스에 들어갈 때마다 기도하는데 하나님이 기도를 안 들어주셔..... 요즘 공부하는 것도 점점 더 어려워져...” 이 고백과 함께 아이의 눈에서 닭 똥 같은 눈물이 우두둑 떨어지고 있었습니다. 순간 고민이 되었습니다. 아이에게 어떠한 답변을 주어야 할까? 제 나름대로 아이가 이해할 수 있는 수준에서 이야기 해 주었습니다. “요한아, 잘 들어보렴.... 요한이가 요즘 연습을 많이 안했는데, 만약 요한이가 기도했다는 이유로 하나님께서 홈런을 치도록 해 주신다면 요한이에게 약이 될까? 독이 될까? 요한이가 똑똑하다고 해서 공부를 열심히 안했어! 그런데 요한이가 기도한다고 해서 하나님께서 요한이에게 수학 100점을 선물로 주신다면 약이 될까? 독이 될까? 아빠가 생각할 때는 하나님께서 요한이의 기도를 들어주지 않으시는 것이 요한이를 사랑하시는 방법인 것 같아. 성적이 좋지 않기에 더 열심히 연습할 수 있고, 공부할테니까....” 그 순간 하염없이 흐르던 요한이의 눈물이 멈추었습니다. 그리고 옅은 미소가 생겼습니다. 예전의 씩씩하고 장난기 많은 아이의 모습이 되었습니다. 사실 요한이의 눈물은 야구의 슬럼프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성적인 낮아져서가 아니었습니다. 기도의 응답이 없음으로 인한 하나님의 부재를 느끼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우리가 기도할 때 우리의 기대는 하나님께서 Yes! 하실 것을 기대합니다. 물론 Yes! 하실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때를 따라 No!로 응답하실 때가 있습니다. 왜냐면 우리에게 No!라는 메시지가 꼭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원하는 것을 주시는 분이 아니라 우리에게 꼭 필요한 것을 주시는 좋으신 하나님입니다. “너희 중에 누가 아들이 떡을 달라 하는데 돌을 주며 생선을 달라 하는데 뱀을 줄 사람이 있겠느냐 너희가 악한 자라도 좋은 것으로 자식에게 줄 줄 알거든 하물며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서 구하는 자에게 좋은 것으로 주시지 않겠느냐” 마 7:9-11

목양실에서 김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