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교회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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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311회 작성일 25-03-18 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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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교회되게 하소서!
목회를 하는 동안 제 마음을 깊이 감동시켰던 선물이 있습니다. 교회를 섬기시다가 타주로 이사를 가신 집사님께서 보내신 시 한 편인데요, 여기에는 사연이 있습니다. 함께 교회를 섬기시던 집사님 가정이 직장 관계로 애틀란타로 이사를 가시게 되었습니다. 당시 남편 집사님은 찬양팀을 인도하고 계셨고 아내 집사님은 교회 반주자로, 한글학교 교감으로 섬기고 계셨습니다. 그리고 자녀들은 동시통역으로, 바이얼린 연주로 섬기고 있었습니다. 집사님 가정의 이주소식은 교회의 슬픔이었습니다. 어느 정도 준비는 하고 있었지만 막상 다가온 현실 앞에서 교회는 깊은 슬픔가운데 빠졌습니다. 집사님 가정을 떠나보내던 날, 주일 예배를 마치고 온 교회 성도들이 주차장에 모였습니다. 애써 참았던 눈물이 정처 없이 흘렀습니다. 보내는 이들도 떠나가는 이들도... 눈물은 전염이 되어 꼬맹이 주일학교 아이들도 눈물을 보였습니다. 그 날 집사님에게 한 가지 부탁을 드렸습니다. “성도님들이 너무 슬퍼하시는데요, 힘드시겠지만 다가오는 추수감사절에 교회에 한 번만 방문해 주시면 안 될까요? 다시 만날 기약이 있으면 위로가 될 것 같습니다.” 감사하게도 집사님 가정은 몇 개월 후 오랜 시간을 운전해서 모 교회를 방문하셨습니다. 얼마나 기뻤는지 모릅니다. 마치 이산가족이 상봉하는 것 같았습니다. 주일예배를 마친 후 집사님 가정과 함께 캠핑을 떠났습니다. 가을 밤 하늘에 펼쳐진 별들을 바라보며 찬양도 하고, 라면도 끓이고, 지나온 추억들을 간식삼아 길고긴 밤을 보냈습니다. 무심하게도 시간을 빨리 흘렀고 또 다시 이별해야만 했습니다. 그렇게 떠나간 집사님 가정으로부터 엽서 한 통이 교회로 왔습니다. 엽서에는 손 글씨로 기록된 시 한편이 있었습니다. “가는 길 멀다 차마 말 못할 조급한 맘 먼저 달려가 앉아 있는 그 곳 나 태어나 자란 곳도 아닌데 그리워 그리워.... 다시 만난 기쁨 환한 얼굴에 사랑 반가워 반가워.... 꼬옥 맞잡은 두 손에 사랑 꿈결 같은 며칠 짧디 짧은 만남 애틋한 맘 남겨 두고 돌아서는 시간 맥없이 흔드는 손짓에도 사랑 아쉬움에 흔들리는 눈빛에도 사랑 아! 사랑, 사랑이어라! 참으로 사랑이어라!”
오늘은 우리 교회가 51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유교에서는 50을 지천명(知天命)이라고 합니다. ‘하늘의 명령을 아는 나이’라는 뜻이지요. 51주년을 맞이하면서 교회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 무엇일까? 잠시 고민해 봅니다. 아마도 우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은 하나님 안에서 사랑하며 살아가는 사랑하는 교회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새 계명을 너희에게 주노니 서로 사랑하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이로써 모든 사람이 너희가 내 제자인줄 알리라” 요 13:34-35
목양실에서 김목사